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여름보다는 겨울을 좋아한다. 포근한 머플러를 두르고도 코끝이 한껏 빨개지는 겨울. 루돌프만 외롭지 않을 수 있다면 빨간 코끝쯤이야 차가운 겨울바람에게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다. 거리의 나무들은 일 년 동안 함께 해온 낙엽들을 미련 없이 털어버리고 화려한 미니전구로 옷을 갈아입는다. 길가에 있는 상점들도 멜론 TOP100에 있을법한 유행가들을 밀어내고 저마다 캐럴을 틀기 시작한다. ...
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. 박노해 시인이 쓴 시의 제목을 빌려와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한다. 난 이 문장을 건축가 승효상 씨의 책 제목으로 처음 접했다. 승효상 씨가 이 문장을 건축학적 관점에서 확장했다면, 이번에는 이 귀한 문장을 크리에이티브의 세계로 초대해본다. 나는 늘 의아했다. 오직 새로움만 광고계를 움직이는 동력인 건지. 매일 유튜브에 올라오는 신상 콘텐츠들을 열렬히 구독하는 이들과, 내일 ...
계절의 변화는 능란하다. 신록이 짙어졌다. 연록에서 짙은 초록으로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한다. 그 찬란한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계절의 여왕이라는 찬사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고 자못 감탄한다. 확실한 건 사무실에만 있기엔 아까운 계절이라는 것. 이런 날씨엔 영화관에 가는 것도 낭비다. 창문 밖에 그 어떤 시퀀스보다도 풍요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기에 도무지 이 시절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. 모 ...
지난달 프리미어 리그가 개막했다. 20대 초반 스페인 국가대표에 흠뻑 빠져 밤새 유로 2012를 시청하던 시절 이후로, 축구 리그를 이토록 기다려본 건 오랜만이다. 올 시즌은 내게 특별하다. 축구의 본고장 영국으로 떠나기 때문. 아마 이번 호 사보가 한창 만들어지고 있을 때면 나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뜨거운 열기에 한껏 취해있을지도 모른다. 프리미어 리그뿐만 아니라, 전 세계 수많은 스포츠광들은 지 ...
바야흐로 가을이다. 40도에 육박하던 열대야가 언제였냐는 듯 가을바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나섰다. 뺨을 스치는 선선한 가을 바람에 가만히 순응하다 보면 어른이 되는 방법도, 자유를 찾는 방법도 오직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다는 밥 딜런의 <Blowin’ In The Wind>라는 곡이 떠오른다. 2016년 10월, 밥 딜런은 수많은 문학계의 거장들을 제치고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. 그의 가사에 담긴 시적인 표현들이 세계 ...
칸 국제 광고제에 간다는 것은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. ‘광고는 내게 무엇이다’라는 인상을 받기에도 아직 설익은 광고 입문자였기 때문이다.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나는 광고인으로서 광고를 제작하는 시간보다, 광고를 보는 소비자의 시간이 더 길었기에 지금은 소비자의 마인드로 광고를 보고 만드는 게 더 익숙한 사람이기도 했다. 이런 내가 광고의 성지에 가다니, 두근거림과 호기심이 말도 못 할 만큼 컸다. ...
손가락이 멈칫. 어느샌가 [댓글보기] 버튼을 누르는 손이 주춤한다. 이른바 프로불편러의 비판(난)을 읽는데 진이 빠졌기 때문이다. 아니, 뭐 이런것까지 이렇게 불편하게 보나- 싶은 생각이 든다. ‘복세편살’이라고 하지 않는가. 복잡한 세상 좀 편하게 살면 안 되나? 난 프로불편러가 유독 불편하다. 아마도 그들의 반응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업을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. 아,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에 예상되는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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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한 번 새해다. 연속된 시간의 흐름을 지혜롭게 365개의 날로 분절하고, 그 수백의 날들 중 하필 오늘을 1월 1일로 기념하게 된 이유는 율리우스 덕분이다. 수천 년 전 율리우스가 내린 그 결단-지금의 1월 1일을 1년의 시작으로 지정한-덕에 전세계인들은 한날 한시에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되었다. 인류만 나이를 먹는 것은 아니다. 우리 집 고양이도, 고향에 있던 아름드리 느티나무도, 그리고 사랑 받는 브랜드들도 ...
만화 <개구리 왕눈이> 속, 연못 깊은 곳에서 투투에게 갑질하던 메기 악당을 기억하는가? 메기는 위압적인 큰 덩치를 무기 삼아 압박과 위협을 일삼았다. 이처럼 갑질은 갑자기 튀어나온 신조어가 아니다. 오래전부터 쉬쉬해왔던 미성숙 문화, 촌스러운 관례 중 하나였다. 권선징악 사회적 분위기가 드디어 조성되면서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. CSR(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), 기업의 사회적 책임. 알게 모르게 우 ...